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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독짓는 늙은이의 고집

여태동 기자 입력 2024.01.04 09:18 수정 2024.01.04 09:46

■전통장작가마 연실요에 옹기 탄생
■잿물로 만든 전통 유약 사용
■항아리는 생활옹기의 삶

경북무형문화재 고 정학봉 옹
[대민포커스N=여태동 기자] 경북 상주시 공검 이안길963-19 흑암리 라는 고을이 있다. 

 

흑암니의 흙은 거칠고 거무 튀튀하여 옛로부터 농사짓기 에는 좋지않은 흙으로 정평이 났지만 농사에는 부적합한 흙이지만 정성어린 손으로 일일이 치대고 굳힌 검은 흙은 옹기를 만들기에 더없이 훌륭한 흙이였다.

 

세종 실록지리지(상주목조)에도 오사요리라는 곳에 황옹을 만드는 도기소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입에 풀칠 하기도 힘들때 부터 옹기를 구워 파는 이들이 모여 살던 흑암리에는 아직도 고집스레 전통 방식으로 옹기를 굽는 가족이 살고 있어 취재진이 찾아봤다.

 

이곳저곳 옹기를 파는 곳이 많지만 그러한 옹기들은 대부분 광명단 이라는 유약을 사용한 옹기로서 매끈하며 빛이 나는 것이 특색이다.

 

사산화삼납이란 세개의 원자와 비결정형 산소 원자가 결합된 산화물 붉은색의 비결정형 가루로 일산화 납을 약500도로 가열하여 만든것으로 안료.도료.납유리등을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

 

광명단 유약은 비교적 낮은 온도 에서도 잘녹아 매끈한 광택이 나는 반면에 납.성분이 들어 있는 유약은 건강에 좋지 않을 뿐아니라 옹기의 숨구멍을 막아 장을 담그면 발효가 되질 않고 부패 하기가 쉽다는게 독짓는 늙은이의 이야기다.

 

상주 옹기장 에서 구워내는 옹기들은 잿물 유약을 발라 1250도에 가까운 고온으로 몇칠에 걸처 혼을 불어 넣는 전통 방식를 고집 하고 있다.

 

상주옹기장 6대 벽토 정대희

옹기장 정대희 무형문화재는 선친 밑에서 자랐으며 선친은 14세때 부터 옹기를 만들기 시작한 고인 정학봉 옹의 자손으로 6대째(약200년) 전통 가업을 이어 오고 있다.

 

선친 정학봉 옹는 작업과정이 힘들뿐 아니라 광나고 매끈한 제품들이 쏱아지면서 점점 설자리도 잃어 가는 옹기시장에 아들 (정대희 옹기장)에게 대물림 하고 싶진 않았지만 흙을 만지는 일에 애착을 보였던 아들이 옹기굽은 대물림에 자처하고 나서자 크게 기뻐하며 옹기굽은 일을 전수했다.

 

옹기장의 아들이 가업을 이어 오던중 또다시 아들이 옹기 굽은 일에 뛰어들어 지금은 손자까지 (웅혁군)대학을 졸업하고 옹기 굽는 작업에 팔을 겉고 나서 옹기에 혼을 불어넣는 작업에 몰두 하고 있어 긍지와 자부심으로 가업의 중심에 섰다.

 

상주옹기장 8대 정웅혁

한 늙은이의 고집이 8대째 이어오고 있는 가업으로서 요즘 보기가 힘들다.

 

독짓는 늙은이의 마지막 사활은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 후일에 이름 석자을 남기 겠다는 의지가 그의 눈을 통해서 전한다.


세상 누가와도 고개숙이지 않는다 그러나 불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 진다니 옹기장 앞에서는 취재진도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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