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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대구시, 모차르트 & 쇼스타코비치 ‘고전과 신고전’에서 찾은 클래식의 가치

정희철 기자 입력 2022.11.23 14:03 수정 0000.00.00 00:00

대구시향 `제490회 정기연주회`

↑↑ 포스터
[대구광역시=정희철기자]클래식 음악사에서 고전주의와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모차르트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만나는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9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2월 9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올해 마지막 정기연주회인 이날 무대는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가 이끌고, 세계에서 활약 중인 대구 출신 중견 피아니스트 임성미가 협연자로 나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3번을 들려준다. 교향곡은 쇼스타코비치의 대표작인 제5번을 연주한다.

이날 무대는 서곡 없이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3번으로 막을 올린다. 모차르트가 가장 좋아하며 잘 다루었던 악기인 피아노로 쓴 협주곡은 그에게 매우 중요한 장르이자 생계 수단이었다. 당시에는 피아노 협주곡보다 교향곡이나 현악 사중주와 같은 실내악을 중요시했으나, 모차르트는 피아노 협주곡의 독자적인 세계를 개척하며 풍부한 표정의 개성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

쾌활한 흐름 속에 깊은 서정미를 간직한 피아노 협주곡 제23번은 고전주의 협주곡의 최고봉에 선 작품으로, 형식, 악기 사용법, 선율, 화성 등은 하이든의 기법을 이어받아 그것을 고도로 완성했다. 1786년 봄, 사순절 연주회용으로 만들어진 피아노 협주곡 제23번은 친숙한 주제를 사용했고, 첫 악장과 끝 악장은 매우 흔한 소나타 형식과 론도 형식을 보인다. 아울러 오케스트라와 독주 피아노가 같은 주제를 연주하는 것도 이 곡의 밀도를 높여준다.

풍부한 선율이 흘러넘치는 제1악장에 이어 우수에 젖은 제2악장, 그리고 앞선 악장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선율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엿보이는 제3악장으로 마친다. 쉽고 명확한 선율과 간결한 화성, 대중성과 같은 ‘고전주의’의 특징을 이 작품에서 모두 확인해 볼 수 있다.

협연을 맡은 피아니스트 임성미는 현재 미국 인디애나 음악대학에 재직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1974년 6월, 8세의 나이로 대구시향과 데뷔 연주를 했으며, 서울대학교 졸업 후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장학금 수혜자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유학 중 칸 어워드와 앤 앤드 아론 리치몬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독주자이자 실내악 연주자로서 런던, 몬트리올, 댈러스, 보스턴, 뉴욕, 서울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독주회 및 실내악 연주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부산시향, 울산시향, 뉴욕 주피터 심포니, 블루밍턴 심포니 등 국내외 오케스트라와 다수의 협연을 했다. 또, 대관령국제음악제, 쿠사츠 음악제, 시애틀 실내악 축제, 투손 실내악 축제, 몬트리올 실내악 축제 등 세계적 명성의 음악제에 초청받아 연주해 오고 있다.

휴식 후 2부에서는 고전주의를 계승한 20세기 신고전주의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을 연주한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남긴 15곡의 교향곡 중에서 이 작품은 규모의 장대함, 진지함이 엿보이는 제작 의도, 그리고 높은 작품성 등으로 그가 만든 최대 걸작이라 할 수 있다. 1930년대 구소련은 스탈린 체제 강화를 위해 예술계에도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강요했다. 그로 인하여 쇼스타코비치의 작품마저 한순간 당국으로부터 ‘부르주아적’, ‘형식주의적’, ‘서구 추종적’이라는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창작 의욕을 잃고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그는 1937년 교향곡 제5번을 발표했다. 겉으로는 당국의 바람대로 민족주의적 색채를 담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예술가로서 혁명과 자유에 대한 갈망, 억압의 극복과 승리, 인간성의 확립 등 강인한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이 곡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과도 곧잘 비교된다.

구소련의 한 평론가는 제1악장을 ‘자문, 또는 유년 시절의 추억’, 제2악장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과거에 대한 야유의 미소’, 제3악장은 ‘아픔과 눈물이 흘러넘치고’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마지막 악장에서는 지금까지의 고통과 슬픔을 극복하고 강력한 에너지를 내뿜는 금관악기와 타악기의 울림 속에 ‘승리와 환희, 희망’을 말한다. 쇼스타코비치는 이 4악장을 두고 “지금까지의 악장에서 다루지 않았던 의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이 곡은 초연 이후, 모두의 찬사를 받으며 오늘날 그의 대표작이 됐다.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자는 “과거 궁정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클래식은 고전 시대에 들어오면서 대중이 폭넓게 향유할 수 있게 됐고, 20세기 초 고전주의를 계승한 신고전의 등장 역시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따라 클래식이 대중에 다가서고자 했던 또 다른 움직임이었다.”라며, “늘 대구시향의 연주를 찾아주시는 관객들이 있기에 지금의 대구시향도 있을 수 있었다.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 베풀어 주신 사랑에 깊은 감사의 마음 전하며, 시대가 바뀌어도 변치 않는 고전 음악의 가치와 의미를 함께 나누는 시간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대구시향 `제490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으로, 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모든 할인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반드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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